눈부신 날들이었다.

드립커피 한 잔

2017. 3. 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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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하고 짧은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햇살은 어제에 비해 조금은 따뜻해지긴 했는데, 여전히 바람만은 쌀쌀합니다.

드립커피를 마시면서 작은 가게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2년 전으로 기억합니다.

종로의 한 골목에 있는 커피 가게였는데, 친구와 함께 자주 들렀던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점입니다.

1평 남짓한 공간에서 맛있는 드립커피를 판매하는데, 성격좋은 여사장님 혼자 운영하셨습니다.
(가끔 남자 사장님도 함께 계시긴 했었죠-)

1잔에 3,500원으로 당시 드립커피 가격으로는 훌륭했습니다.
지금도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점들은 에스프레소 기계에서 추출한 커피를 4천원 이상에 판매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드립커피를 만들수 있는 깔대기가 8개 정도 일렬 혹은 4개씩 2열로 세워져 있고, 깔대기 위의 여과지는 한번 사용할 때마다 새 것으로 교체해 신선한 커피가루가 다시 올려졌습니다.
입구가 좁은 주전자에서 나온 뜨거운 물은 빙글빙글 춤을 추며 커피가루 위로 쏟아지고 여과지를 통과한 커피는 그윽한 향을 내며 손님들에게 전해집니다.

사장님의 영업방식이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가게 이름은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점빵커피요, 가게 위치는 종로 어느 식당 맞은편이라고 광고합니다.

'한번 맛보면 잊지 못하게 될거다.', '당신은 지금 세뇌당하고 있다.'는 등 재치 넘치는 스티커가 가게 전면에 눈에 띄게 자리하고 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한창 배고팠던(?) 시절이라 저절로 머리 속으로 계산이 되더군요.

'1잔에 3,500인데 실제 원두 등 재료값을 빼면 한 잔에 2천원 정도가 남을 테고, 10잔을 팔면 2만원, 하루 100잔을 팔면 20만원이니 하루 백잔씩 30일이면 600만원이네.'

'물론 종로라 임대료가 좀 비싸겠지만, 1평밖에 안되는 공간이 임대료도 말도 안되게 비싸진 않을거고..
그럼 임대료를 빼면 그래도 1인이 창업해 발생하는 수익으로는 괜찮지 않을까?'라는 계산이 섰습니다.

당장 물어봤습니다.

"혹시 프랜차이즈도 낼 생각 있으세요?"

돌아오는 답변은 '두어 달 뒤에 설명회를 가질 생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였습니다.

이런 기억을 더듬으면서 혹시나 지금은 어떻게 잘 되고 있는지 궁금해 검색해 보았는데 아쉽게도 검색이 되질 않습니다.

여기에서 커피를 사서 청계천을 걸으며 친구와 이야기 나누면 딱이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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