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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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가로운 토요일로 기억합니다.

거실로 들어오는 햇살은 따뜻했고, 느림의 여유를 즐기며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인터넷 서핑을 했고, 거실 TV는 한가로이 개그콘서트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사실 TV는 뉴스나 몇몇 예능을 제외하곤 잘 보지 않는 편인데, 개그콘서트는 최근 몇 년간 잘 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가로이 핸드폰으로 인터넷 서핑에 집중했더랬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전에 보지 못했던 코너 하나가 시작됩니다.

거의 대부분이 전에 보지 못했던지라 이 때까지는 여전히 핸드폰에 집중했죠.

그러다 이수지씨가 나오는 부분이 나옵니다.

비장한 음악이 흐르고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연기인생 40년 김증자입니다.'
(본명은 김정자인데 강조해서 '증'자로 들림. 텍스트로 쓰고 보니 감동이 없네요. 영상으로 보세요. ㅎㅎ)

열심히 갖고 놀던 핸드폰을 내려놓고 김증자 선생님의 연기에 빠져들었습니다.

대사 하나하나가 정말 주옥 같습니다.

'연기에 작은 역할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연기는 재촉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곧이어 이어지는 추임새에 정말 울면서 웃었습니다.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는 것 같다고 하면서 자신의 몸을 나무로 흔들면서 자라는 걸 표현하더니 양손에 연기의 열매가 맺었다고 '따드십시오' 했다가 또 이건 안된다고 까치밥이니 저걸 따라고 하는 것까지..

너무 웃겨서 그 코너가 끝난 뒤 이 '연기돌'이라는 코너가 언제 시작됐는지, 다른 영상은 없는지 찾아 보았습니다.

역시나 다른 영상들에도 연기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코믹하게 풀어냈습니다.

여기다 다 이야기 하면 스포일 듯 하여.. 직접 영상을 찾아보세요!

'개콘', '연기돌', '이수지' 이런 단어의 조합으로 검색해보면 쉽게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아무튼..

너무 재밌어서 그렇기도 했지만 참 대단해 보였습니다.

한 사람을 연기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 안의 또 한 사람을 연기한다라...

무언가를 하려면 저 정도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일이든 상황을 분석하고, 수많은 데이터 가운데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고, 상황에 맞게 대처하고, 결과를 분석해서 대응계획을 만들어내고..

습관같이 늘상 이야기하는 방법론이 또 떠오르네요.

그러려면 다양한 분야에 대해 더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기록하고, 기억할 게 많아 살짝 부담스럽긴 해도 이것들이 이어지면 이수지씨가 연기한 김증자 선생님처럼 필요한 정보를 곳곳에 잘 이어서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겠지요.

이것이 바로 연기의 증~신인가 봅니다.


그리고 그날 밤부터 저 방송을 본 아이들이 자꾸 '~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라고 따라하네요. ㅎ

2017. 3. 14. 추가
검색으로 오신 분들은 다시 보고 싶어 하실 듯 하여 개그콘서트 다시보기 링크를 알려드립니다.

링크: http://www.kbs.co.kr/2tv/enter/gagcon/view/vod/index.html

참고로 다시 보기는 모바일 환경에서는 지원되지 않고 데스크탑이나 노트북PC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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